*사는 이야기*

생일이 되어

혜아니1 2009. 3. 6. 18:25

전근을 했다

이동 멤버 중 연장자가 되다보니 송별식이나 환영식이나 인사 때마다 대표로 한 마디 하란다.

양쪽에서 공통적으로 했던 끝 인사말.

"결혼해서 큰 아이 젖물리는던 때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올해가 작년보다 행복했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최근의 5년이 제게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지요. 그리고 앞으로 오는 세월도 아마 그렇게 생각하리라 확신합니다. 이렇게 행복한 시간에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사실이다. 항상 '작년보다 올해가 더 행복했지' 하고 생각한다.

큰 아이를 낳아 젖물리면서, 너무나 기뻤던 순간순간들의 농도가

지금보다 절대 적거나 낮지 않음에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동안 나름대로의 시련의 시간이 없었겠는가?

그럼에도 최근 몇 달동안 나는,

그 독한 외로움도 사라졌고, 그 원인 모를 쓸쓸함도 저 만치 물러갔음을 느낀다.

오히려 꽉찬 기쁨이 가슴에 늘 흐르고 있다는 것.

아무런 근심이나 걱정이 없다는 것.

더 이상의 무엇에도 바람이 없다는 것. 

그저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는 것.

젊던 날의 행복이라는 것과 각도가 다른 행복이다.

 

 

쉰 세번째 생일 바로 내 태어났던 경칩날에, 

잊지 않고 보낸 남편의 축하 꽃다발,

동료들의 급한 생일 케익과 배아픔과 부러움의 축하멘트,

저녁에나 받은 딸아이가 보낸 (내가 좋아하는) 치즈케익과 샴페인.

무엇보다 고마운 내 가족, 특히 남편의 그 모든 것!

작년보다 올해가 더 행복하고, 어제보다 지금이 더 행복한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