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사랑 내 사랑

혜아니1 2009. 5. 25. 00:39
그는 토요일 무릎 수술을 받았다.

 

내시경으로 보여진 건

솜사탕처럼 허드러진 것을 걷어냈다는 것이고

안쪽에 물렁거리며 찢어져 있는 것 같다는 부분은 손 대지 못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냥 조심스럽게 쓰는 수 밖에는,

많이 걷는 것도 안 되고 산에 가는 건 더욱 안 되고, 그 좋은 수상스키도 자제해야 한단다.

수영이나 하고 무릎 위 근육을 키우기 위한 운동이나 하라는....

 

조심성 많은 그는 아마 의사선생님의 충고대로 할 거다.

전과 달리 많이 걷지 않을 게고, 수상스키장도 뜸하게 가거나 아님 손을 뗄지도 모른다.

같이 걷는 그 즐거움이 어딘데, 여름날 눈 비비고 달려간 수상스키장에서 셔텨를 눌러대는 그 즐거움은 어딘데..

 

아니, 그게 아니다.

옆에만 있음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좋다.

수술 후 차가워진 팔을 비비면서도, 시간이 지나 따뜻해진 손을 만지면서는 더욱.

 

움직이지 못하는 그를 수발하는 것도 즐겁고, 누워있는 그에게 뽀뽀해 주는 것도 재밌고

그가 깍아주는 과일을 먹으며 맛이 있네 없네 타박하는 것도,

커피 타달라 어리광 부리는 것도 재밌다.

안아 달라 투정하는 것도 .....

 

맛 없을 음식도 먹을만하다 해서 편하고

불편하고 힘들어도 견딜만하다 해서 고맙고,

미루는 일 없이 준비도 철저하여 미덥다.

어느 것 하나 걸리적 거리는 거 없고 탓할 게 없다.

너무 열심이라 아무 부탁도 할 수 없다.

 

그렇게 완벽하게 내게 맞춰 살아줄 사람 아마 없을 거다.

이렇게 이렇게 사랑할 수 있는 그대! 그대 있음에 행복에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