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아니1 2010. 8. 28. 11:13

다리가 부실한(?) 남편 덕에 둘이 같이 갈 곳을 생각하다 시간만 흘렀다. 휴양지가 아님 가기 힘들다는 말씀에

휴가 막바지가 되서야 합의 한 곳은 사이판이다.

가능하면 저렴하게 다녀오려 일주일간은 컴 앞에서 검색하기에 바빴었다. 가격은 천자만별, 아시아나만 운항한다.

 

서쪽 해안은 산호초 자연 방파제로 20여 km가 파도 없는 잔잔하고 얕은 바다를 이루는 곳이고,

동쪽 해안은 깊은 태평양이 열려있는 무시무시함이 있다. 동서가 대비를 이루지만 경치는 어느 곳을 봐도 아름답다.

산호초 군락은 각종 아름다운 열대어의 서식지가 되고, 그 열대어 또한 사람들에게 볼거리 놀거리를 제공한다.

태풍도 거른다는 이 산호초 군락은 옥빛 바다색을 만들기도 한다.

바다에 석회질의 회색과 원래의 푸른색의 배합은 옥색 비취색을 만들고, 깊은 바다는 코발트의 짙푸름으로 눈부시다.

 

사이판에서는 바다와 함께 하는 놀이가 다다. 바다로 시작해서 바다로 끝난다.

바다의 산호초와 열대어를 즐기는 스노클링이나 스킨 다이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천국이다.

먹거리는 그리 풍부하지 않다.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기르거나 하는 경우는 없고,

작은 배로 고기잡이는 하는 것 같았다. BBQ는 어디를 가나 해지는 저녁메뉴로 인기가 있다.

 

즐길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의도였으나, 막상 닥쳐보니 그리 많은 것은 아니었다.

섬 관광, 원주민체험과 정글투어 그리고 물놀이.

물 속 놀이로는 스노클링, 스킨 다이빙, 바다낚시, 모타보트, 파라세일링  그 정도? 호텔 풀장에서의 수영 하나 더 얹어?

스노클 착용하고 슈즈도 신고 깊어야 가슴까지 오는 곳에서

산호초 사이 오가는 천태만상의 아름다운 물고기를 보지 않으면 사이판에 온 의미가 사라질 정도다.

스쿠바 다이빙 장소로 세계 20위 안에 손꼽히는 곳이라 해도,

10여년 전 딴, (딸아이 중학교 때 같이 했던 스쿠버 다이빙의) open water diver 라이센스는 있지만

스노클 착용하는 방법도 잊어버렸을 정도였으니 그건 엄두도 못내고..

가져간 스노클과 부츠는 요긴하게 썼다.

 

미국에 속하면서 입국 심사도 까다로워졌다.

서 있는 줄을 임의로 커팅해서 다른 줄에 세우고, 세우고

저녁 비행기로 새벽 1시쯤 도착해서 내 차례까지 2시간여 걸려 4시에나 호텔에 들었으니...

공항의 미국경찰들 본토에서도 그럴까라는 생각이 들어 은근히 화가 나기도 했다.

 

사이판 그 아름다운 섬은 파란만장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350년간 스페인의 속국으로 있다가 독일로 팔다 다시 일본으로 ..

일본에서 비행기로 3시간 위치에 있으므로 태평양 전쟁 당시 이 지역을 사수하기 위해 꾀나 애쓸 수 밖에 없던 곳이다.

전쟁에 패하면서 바다로 뛰어든 일본군을 위한 위령탑, 그 가족이 투신한 산 위의 절벽 아래 위령탑.

고 근처 섬에서 히로시마에 투하할 원폭을 실었다니..

그럼에도 일본인들에게는 우리의 제주도쯤 되는 관광지다. 일본어는 원어처럼 자유롭다. 

우리 한국에게도 남자들은 사탕수수밭의 노동자로 여자들은 정신대의 위안부로의 뼈아픈 고통의 삶이 있었던 증거지가 된다.

지금은 미국의 마리아나 제도 중 한 섬으로, 경제성보다는 군사적인 요지로 보인다.

아시아로 향하는 교두보가 된다고 할까. 사이판 앞 바다에는 보급선 미군함이 24시간 정박해 있다.

 

 

 

 

 

  

 

 

 

  

 

 황제 모타보트를 즐기시는 분이 남편. ㅎㅎ

 

 

  역시 풀장도 혼자 쓰시고.. 

 

 

 하와이 춤이 여기서도..

 하파다이! (원주민 인삿말이다. 엄지와 세끼 손가락을 올린 저 모양이 바로 그 몸 인사다)

 

 같은 공연 다른 팀.

    

 

 

 이틀 오후는 내내 비가 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