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국내)*
남도-향일암, 오동도, 낙안읍성, 선암사
혜아니1
2010. 11. 17. 19:00
날은 흐린데 일출을 보자며 5시 30분에 버스는 숙소를 출발했다.
7시도 넘어서 뜬다는 해를 본다는 계획대로 향일암을 오른다.
암자 주위를 돌며 시간을 보내 본다. 암반이 다듬은 듯 반듯반듯하다.
향일암은 해를 보자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바닷가에 세워졌으니 관음상이 주상이 될 게다.
관음(觀音)은 대자대비한 관세음보살의 줄임말이기도 하지만 글자를 풀면 音을 觀한다고 할 수 있다.
규칙적인 파도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닦는다는 일에 대해 이해하게 된 건 몇 해 되지 않았다.
규칙적인 울림은 자연 발생의 소리다. 그 음파에 변형이 생기면 변화가 일게 된다. 그걸 읽어 낼 수 있는 관음의 경지를 생각해 본다.
어쩌면 인체의 심장 박동이나 호흡이나 같은 맥락의 흐름일 지도 모른다는 게 내 개인적인 소견이다.
그 울림의 규칙은 사람들에게 벗어나면 안 되는 룰(rule)을 암시한다고도 여기고 있다.
자유를 막는 게 아니라 자유를 갖기 위한 룰이다.
사찰이든 교회든 성지에 들면 이런저런 사념들이 밀려 오는 습관이 여기서도 어김 없었다.
다 쓸데없는 생각이다면서도...
여수의 오동도를 지나 점심 후 낙양읍성에서 그리고 선암사를 끝으로 일정은 끝났다.
이 가절(佳節)을 조금이라도 더 누리고저 남쪽으로 달려온 많은 사람들. 같은 마음들일 거다.
우리 남편처럼 불편해 하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가을, 그 풍성한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그 대자연의 규칙에 경의를 표해 본다.
항일함에서
오동도에서 (위 아래 폼이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