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카페 개설은 해 놓고

혜아니1 2011. 7. 1. 21:30

카페를 하나 개설했다.

'같이 속해 있던 카페는 탈퇴는 했지만, 그대는 이렇게 만날 수 있다'라는 의미로의 만남에서, 둘은 모임 하나 만들자 약속하였다. 그럴까 라고 대답은 했지만, 실행에 옮길 생각은 아니었는데... 블로그 댓글이 왔다갔다 하다보니, ‘그냥 한번 만들어 봐’ 하는 단순한 생각에 문은 열어 놓고, 여전히 망설이는 터였다. ‘유치하다’는 내 말에 아나타는 ‘뭐가 유치해.’ 하며 불을 붙인다.

 

'풍요로운 인생'이라는 이 50대 모임은, 괜찮은 사람끼리 만나, 괜찮은 이야기를 나누며, 괜찮게 함께 노후를 지내보자라는 취지가 깔려있다. 그 괜찮다는 기준은 순전히 카페지기인 내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니, 그 잣대가 좀 그렇고 그럴 수도 있다.

 

카페를 만들기를 주저한데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째는, 필요한 모임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거다. 내가 원하는 그 괜찮은 사람들은 이 카페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만날 수 있고, 또한 나 자신이 사람들 만나기를 그렇게 원하고 있느냐도 관건이다.

둘째, 오프모임을 위한 모임임에도 정작 나는 오프모임에 불성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직장을 다니는 것도 그렇고, 마누라가 원하면 만사 제치고 나서주는 남편도 있기에 그 남편을 이해시킬 이유가 궁색하다는 것도 있다.

셋째, 지금 가입한 온라인 모임에도 성실하지 못하면서 또 하나를 벌린다? 그것도 카페지기로? 카페지기의 투자 시간과 정열을 어찌 감당하려고...

 

여튼 이러 저러한 걸림돌이 있음에도 뱉은 말이라 시작은 했다만, 아직 껄끄러운 건 매 한가지. 그럼에도 과감히 카페를 개설한 건 목, 허리, 무릎이 션찮아 무리한 이동을 하지 못하는 우리 남편의 그 부족한 부분을 매워주고 채워 줄 누군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면 이유가 될까? 1:1은 사건 나겠고,ㅎㅎ 건전한 사람들이 모인 건전한 모임이면 될 성 싶다는 의도가 혹여 얕은 수작은 아니겠지?

몸을 움직여 뭔가를 하는 일이 내겐 필요하다는 생각. 그로해서 산행방 여행방 여기저기 가입해서 무리에 묻히면 될 일이라 생각하여 시도 했지만, 접한 대부분 사람들의 대화 수준을 보면, 농담이라도 쉬 받아주기 어렵고, 말자니 그렇고.. 또 내가 같이 하기엔 시간적 공간적으로 맞지 않는 모임이 대다수고...

에이, 모르겠다구리. 그냥 잘 지내봅시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