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형 잠꾸러기
새벽에 일어나 뭔가를 해야하는 일 아직도 엄두를 못낸다.
분명이 낮에 일하는 사람임에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스타일.
덕분에 어린 시절 초저녁 잠이 많고 새벽같이 일어나시는 친정어머니께 게으르단 소릴 자주 들었다.
엄밀하게 보면 내 수면시간은 어머니보다 훨씬 적다.
8시면 졸기 시작하시는 친정어머니는 베개만 들이대면 주무시는 좋은 체질이다.
옛날에는 전기가 그리 흔한 세상이 아니었으므로 한 6시쯤 기침하셨을 게다.
8시부터 졸기 시작하여 9시에 잠들어 6시에 기상이면 9시간 이상은 주무실 터.
그에 반해 나는 9시에 누워도 정신은 반짝반짝. 한참을 뒤척거리다 잠에 빠지는 나는, 빨리 잠들어야 10시.
보통 10시 넘어 잠자리에 들었으니 잘 자고 7시에 일어난다고 하면 푹 주무신 어머니와 같은 수면시간이 된다.
1시간 졸다가 9시에 잠드시는 분과, 1시간 말똥거리다가 겨우 잠드는 나의 수면시간을 측정하면...
거기다가, 일어나야하는 시간에 좀더 자야 건강을 유지할 듯싶은데
굳이 일어나 움직여야 제대로 살 수 있으니 아침이면 말그대로 사는 게 고행이다. ㅎㅎ
결혼했다고 그 체질이 바뀌는 건 아니었다. 남편보다 일찍 일어난 적이 별로 없다.
조반하고 출근하기 위한 최소의 시간을 택해 남편은 내 잠을 깨웠다.
잠을 설치는 마누라가 잠들어 있으면 안방 근처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 주었다.
그는 아침과 귀가가 늦은 날은 물론, 자다가 볼 일을 보게 될 때도 현관 화장실로 간다.
깊은 잠을 못 이루는 예민함은 남편에게도 있다.
그러함에도 7, 8시까지 학교에 도착해야 하는 아이들 고등학교 시절엔 도시락 챙겨서 학교를 보냈으니,
우리 남편은 고 부분을 기특하게 보아주기도 했다. 늦잠 자는 거 용서해 주는 요인이기도 할 것 같으.
우리 집 두 남매도 일찍 서둘러 느긋하게 여유를 잡는 제 아빠를 닮았으면 좋으련만 꼭 제 에미다.
코에 닿아야 일어나는 스타일 ㅎㅎㅎ
해도 8시까지 출근하는 딸아이도, 7시까지 등교해야하던 아들놈도
늦지 않게 알아서를 서두르는 걸 보면, 책임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지 습관을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의 문제는 아닌 성 싶다.
어쨌거나 잠이 보약이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