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도봉산행
직장 등산회에서 토요일 근무 후 도봉산 종주를 하겠단다.
입원 중이신 친정어머니 상황도 그렇고, 배려 없던 대장의 이전 행위도 있고 하여,
예고도 없이 불쑥 참석이다.
반가운 빛이다. 12시 40분 출발, 6시 하산 예정이란다.
다른 건 다 몰라도 도봉주능선, 우이암에서 칼바위까지의 그 능선이 삼삼하여 기대가 되었다.
26, 7세의 두 청년은 운동화 차림이다. 아침나절 비가 와 오를 생각 없다가 나서게 된 거다.
아직 보슬비가 내리는 산길, 미끄러울 터인데.. 내 앞 뒤에서 가픈 호흡을 내 쉰다.
긴 코스를 어리버리 대원들과 함께 한다해선지, 대장은 즐길 시간을 주지 않는다.
나는, 무리하다 싶으면 칼바위 쯤에서 하산하겠다고 언지를 주었으니, 그러려니 할 텐데,
사진 찍으며 경관 감상하며 뒤처지는 듯한 젊은 이들에겐 잔소리가 잦다.
대장의 그 거슬리는 재촉도 첩첩 능선의 곡선과 그 위에 우뚝선 백색의 바위 속에선 희미해진다.
도봉의 세 주봉인 선인봉(신선대), 자운봉, 만장봉을 코 앞에 두고 포대능선은 비껴 길을 몰아 간다.
무릎 수술을 했다는 그는 내려오는 길에선 느릿느릿 속도가 맞다.
민초샘 지나 망월사 아래는 도봉의 가장 아름다운 가을을 기대할 수 있는 단풍나무 군락지란다.
아랫쪽은 남아있긴 하지만, 만추(晩秋)다. 가지엔 갈색이 짙고, 바닥에 무수한 잎이 쌓였다.
3년 전 자주 다녔던 망월사 하산 길에는,
고속도로에서 오르내리는 굉음과 매연으로 망가진 길을 한탄하기도 하였다.
다 누려가며 즐겨가며, 도중 하차 없이 전 일정을 함께 한다.
다들 힘들었다고 한 마디씩 던진다. "덕분에 좋았어요." 대장 모르게 귓속말이다.
맛집을 찾아 예약을 하고, 가능한 목표한 제 의도대로 이끌려 했던 50대 초반의 대장,
혹시 내가 눈에 가시가 아니었나 미안한 생각이 일기도 하다. ㅎㅎㅎ
게선 못느꼈던 힘겨움이 잠자리에서 나타난다. 두 무릎 정상부분이 시큰시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