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고향에는
남편의 초등동창 모임이다.
집을 유원지로 만들어 놓은 회장은 야유회 겸하여 동창생들을 초대했다.
1급수 계곡 옆의 땅을 사서 형질변경을 하여, 캐나다산 통나무로 집을 짓고, 정자도 만들었다.
계곡에는 보를 세워 물을 모았고, 내려가는 계단은 두 곳이나 있다.
날이 흐리고 간간히 비가 내려서인지 냉기가 돌아 그 계곡도 썰렁하다.
주인은, 여름이면 사람들에게 그 계곡 쉼터를 아낌없이 내어주고 먹이고 재운다.
안주인은 그런 남편에 신물을 내지만, 남편에게 내놓고 말하진 못하는 것 같다.
덕분에, 안주인에 대한 소문은 별로 좋지 않게 나 있다.
싸늘한 눈치가 싫어 안 가는 게 낫다는 얘기가 주인의 후한 선심 이야기 옆에 따라 붙어 들려온다.
그 위 몇 백m 올라가면, 남편의 직장의 전 상사였던 분의 큰 농장이 있다.
원시림과 다름없던 산을 16년이나 갈고 닦는 과정에, 온갖 과실과 나무도 계획적으로 심었다.
최근 지은 펜션은 다리를 다친 그의 아내가 쏠쏠한 재미를 느낄 정도의 수익도 있는 것도 같다.
이곳에서 지역 사람들의 텃새를 받을 터이었는데, 유지들과도 가까워질 수 있게 되었다며
그곳이 고향인 남편에게 매우 고마워하였다. 실제로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전화로 문의하고, 부탁하고…….
나는 그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탐탁하게 생각지는 않는다.
한 곳은 안주인에게 눈치가 보여서이고,
또 다른 곳은 그렇게 고마워한다는 남편에게 호의나 훈훈함을 보이기 보다는 인색하다고 여겨짐이 더 컸기 때문이다.
깨끗한 누림 자유로운 마음이 없는 만남 속엔, 그저 격식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