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국내)*
건너선 가을, 다가선 겨울 - 영랑호, 동명항
혜아니1
2012. 11. 24. 23:00
아침에 길을 나서도 되겠지만, 아침잠이 많은 내가 출발하려면 10시는 후딱 넘길 터.
예보는 볼 겨를 없이, 가기 쉽고, 묵기 쉬운 곳 속초를 향해 길을 나섰다.
남편은 마눌의 제의에 늘 그러자 응해 준다. 고맙고, 좋은 동행이다.
푹 자자하고 일어나기도 했거니와, 비도 왔으니 느릿느릿 길을 나섰다.
비가 내리니, 설악산 계곡을 올라보리라는 내 속 계획은 수포다.
오늘의 속초 어시장 주 어종은 도루묵이다. 몇 두름을 사고, 그 유명하고 맛있는 만석 닭강정도 샀다.
게찜이라도 먹어볼까 동명항으로 차를 몰았는데, 이것 저것 가져간 것 주어먹다 보니 내키지 않는다.
비바람에 파도가 높다. 그 속에서도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새롭다.
낭만이 늘 열려있는 영랑호를 돌고, 미시령으로 되돌아온다.
생선도 사고, 바다도 즐기고, 영랑호를 누비는 그 코스는 몇 번을 반복해도 좋다.
한적한 길 저편 산 위에 상고대가 보인다. 뒤걸음 친 가을 앞으로 겨울이 보인다.
밖에 널려진 겨울이, 따뜻함 속에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