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국내)*

소무의도

혜아니1 2015. 12. 15. 22:58

  내가 사는 곳에서 한 시간을 가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공항근처 선착장에서 5분여 배를 타고 들어서면 무의도가 있다. 무의도로 왕복하는 배는 30분 간격으로 있단다. 오후 6시면 마지막 배가 뭍으로 귀항한다.

  우리 일행은 오후 2시가 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솜씨 좋은 기사 덕에 섬으로 들어가는 3시 15분(?) 발 배를 탔다. 들어가는 시간이 30분 앞당겨져 마지막 승선 6시에는 30여분을 찻속에서 노닥일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515분쯤 일몰한다는 것과 공항 주위 몇 개 섬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 친목회장은 오늘의 가이더요 해설자요 리더였다

  내년 초면 퇴직을 하려 하니 이 직장에서의 마지막 나들이 연수라고 여겼는데날씨도 좋아 기온은 따뜻했고 해는 반짝였다무의도에 도착해서 차로 5분 걸어서 한 20여 분 가면 소무의도로 들어가는 다리가 있다. 소무의도는 아름다운 섬의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 바닷가의 바위, 전망 좋은 바다와 해변, 해수욕장 그리고 산. 두루두루 낮은 곳이나 높은 곳이나 바다의 정취를 맛보기에 알맞은 곳이다산 정상의 정자가 있어 일몰을 감상하기엔 제격이다


  이번에 옮긴 근무처의 4년 간 있던 기관장의 성품이 하질이라 그 분위기에 머물던 동료들이었기에 처음 이곳에 와서 그 삭막한 분위기로 애를 많이 먹었다. 일이 힘들다기보다 업무나 사안이 비합리적이고 비우호적이었다. "여긴 그렇다."는 식의 위로의 말을 적잖이 들었지만, 그러려니 넘어가는 스타일이 또 못되니 장과도 몇 번을 큰소리를 낸다. 그렇던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어 이젠 많이 부드러워졌다. 내가 적응한 탓도 있겠지만 동료들도 변화가 있다는 평을 하는 걸 보면 바뀌긴 바뀐거다사람들이 얼마나 시달렸으면 지금의 새 기관장이 부임했을 때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환호와 박수를 보냈었단다. 폭정(?) 겪은 동료들은 그가 떠나고 1년하고도 몇 달이 넘은 이제야 상처를 잊고 옹이를 풀었다. 그런 내용을 회상하며 함께 먹고 마시고 즐기면서 감정을 쏟아내다 보면 관계가 끈끈해진다. 그날이 그걸 보여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