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해외)*

여행 후기-수나씨 부탁으로 억지로 ㅎㅎㅎ(캄보디아 씨엠립)

혜아니1 2007. 2. 6. 13:30
  배탈이 아직도 계속이다


  캄보디아 씨엠립! 그곳에 세계 불가사의 중에 하나인 앙코르 와트가 있다. 입소문에 의하면, 이 겨울에 가기 좋은 해외 나들이 코스란다. 가까이 동료 한 사람이 여기를 다녀오니 더 갈 곳이 없다고 하였으니 구미가 당길 밖에. 여행은 방학으로 한정하고, 휴가 내기 원활한 여름으로 할까하다, 여름방학 쯤엔 그곳 기후가 우기이고 입도 못 벌릴 정도로 덥단다.

  금요일 밤 9시 50분 출항, 오는 날은 월요일 밤 11시 20분발 서울에 도착하여 짐 찾고 나니 화요일 아침 6시가 조금 넘었던 듯 하다. 하루 정도 휴가를 내면 되는 코스다. 씨엠립에선 한국인 천지였다. 1년에 앙코르 와트를 찾는 이가 100만, 그 중 1/4가 한국사람이란다. 시장. 식당, 상점, 술집 등등 모두 한국말이 잘 통하더만...

  다른 때보다 자유 시간이 많은 여행이었다. 그래도 노인들은 힘들어 하더라.


  씨엡립 여행을 서술하자면 두 부분으로 하는 편이 낫겠다. 하나는 앙코르 문화에 대하여, 나머지는 캄보디아에서의 감회라고 할까.

  앙코르 유적지 관람료가 1일 20불 3일은 40불이다. 그 비싼 입장료 수입에 반은 배트남의 한 호텔에서 가져간다나. 내전 당시 앙코르 와트 가는 도로를 만들어 주는 이(기업)에게 영구히 반을 지불하겠다고 캄보디아 정부에서 공표 했는데 그때 .......... (자본주의 색이 보인다)

 

  여행 목적지였던 앙코르 와트! 돌로 이루어진 미완성된 흰두교 사원인데, 약한 지반의 땅에 지금도 높은 건물을 세우기 힘든 여건(수도 프놈펜에 한 17층 건물이 하나 있긴 있다는데? 씨엠립에는 4층 정도가 최고로 높은 건물)에 그것도 1113∼1150년(고려시대쯤이지?), 건축물의 소재인 돌이란 전혀 없는 곳(한 40km쯤 떨어진 곳에서 쬐끔 구할 수 있단다)에서 현대건물 20층 높이의 거대한 사원을 세웠으니 불가사의라는 말이 붙여질 만하다. 이곳은 사원이기에 인간이 생활 하는 곳은 아니지. 상징적인 건물이야. 당연히 쉽게 접근하기 힘들게 만들었겠지. 거길 올라가 보겠다고 엉금엉금 꼭대기까지 ……. 그 옛날의 앙코르 와트에서 꿈도 못 꿀 일이지. 그 꼭대길 갔다 와야 제대로 갔다 온 거긴 하겠지? 서쪽을 향해 있다는 건 사후 세계, 신의 세계에 비중을 둔 것이라는군(생활에서는 해 뜨는 동쪽이 중심)

※ 앙코르 와트의 규모 : 높이3층 약65m. 둘레 804m 동남서북187m+215m+187m+215m, 담 둘레는 (1,300m+1,500m)*2 이니 5.6km. 신전에 새겨진 압사라(천녀. 무희) 부조만 2천여 개

  흰두교는 계급이 근간에 깔린 종교이니 이 사원은 누가 지었겠나. 설계야 승려들이 했겠지만, 노동은? ㅎㅎㅎ 별 걸 다 생각해 그치? 찬란한 문화는 사치와 향락을 누리는 상류층이 있던가, 아님 절대 권력자의 과시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 허다한데 말야. 탁월한 안목을 높이 칭송할 수밖에 없나?  하여간 흰두교 사원의 흔적은 씨엠립 전체에 쫘악---.

  또 하나, 앙코르 톰이라는 곳은 불교사원 바이욘이 중심에 있는 도읍지였던 곳이라지 아마. 이 톰 안에 100만이나 되는 사람이 살았었을 만큼 번성한 시절이 있었다 하니……. 자야바르만 7세는 캄보디아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영웅인데 문둥이 왕이었다네. 불교는 계급이 무시된 종교라지? 그가 흰두교에서 불교로 국교화 시킨 이유는 왕이 되기 위한 수단이었다네. 왕이 되기 어려운 계급이었다는 증거겠지? 이 나라 대부분 사람들은 소승불교 신봉자라는데 내가 아는 불교는 철저한 현실주의관을 가지고 있어. 종교라 하기엔 내세관도 없고... 죽어서 다시 태어나니 어쩌니 하는 건 흰두교에서 나온 말씀이고........ 지배층의 논리지. 나는 승려이고 혹은 왕족으로 태어나 고귀한 자이고, 너희는 백성이고 천민으로 태어났으니 그렇게 살아라. 전생에 업이니 감수해라 ......... ㅎㅎ  내가 전생에 무슨 죄가 많아.... 혹은 쌓은 덕이 많아... 등등 전생 운운 하지 마라. 전생은 무슨 전생 지 인생 지가 만드는 거지. ㅎㅎㅎ
  수상 마을, 톤레삽 호수. 동양 최대의 담수호인 톤레삽 호수에는 수상 마을이 형성돼 있다. 우기가 되면 호수 면적이 5배 정도 불어난단다. 건기인 지금도 끝없이 펼쳐져 수평선이 보이니..... 그 곳에 수상가옥을 짓고 사는 사람의 대부분은 배트남 난민들이라네. 조국에선 괘씸죄로 입국을 거부하고 캄보디아에서 육지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고……. 상수도 되고 하수도 되고...... ㅎㅎㅎ 어떻게 죽지 않고 잘 사는 지 몰러. 호수라면 맑은 물이 청아한 장면을 떠 올리는데… 황토색의 탁한 물이라니. 에고, 아직도 미식미식하다. 내색은 못 했지만. ㅎㅎ

  그들은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는데, 하루하루 먹고 살 만큼만 잡는단다. 물물 교환식으로 생필품과 교환한다는군. 비축이라는 단어는 없는 사람들 같더군.

  마지막, 폴 포트의 킬링필드에 의해 희생된 이들의 추모를 위해 실제 뼈가 안치된 위령탑이 있는 곳과 지뢰 전시관. 소름이 끼치더군. 잔인한 살육현장이 떠올라서 고 부분은 접을란다.

  

  둘째, 씨엡립을 보고 난 감회라 하자.

  캄보디아는 프랑스의 식민지와 폴포트의 킬링필드, 내전 등으로 최빈민국이 되어있지만... 내가 그 나라에서 배운 건  행복의 척도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고나 할까?

  찬란한 문화 유산을 가진 가난한 나라. 늘 전쟁에 시달렸던 나라. 조금 전까지도 살육과 내전으로 고통 받았고, 아직도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는 지뢰가 가장 많이 묻혀 있는 나라. 1960년대만 하여도 부유하였던 나라. 1년 3모작으로 쌀이 가장 많이 나는데도 쌀이 부족한 나라. 치안이 0점 수준에 가까운 부패한 나라. 20세 이하의 어린이가 인구의 50%가 넘는 나라.

  쓰레기와 흙먼지로 더럽고, 궁색하기 그지없는 곳. 그러나, 그 어느 곳을 가도 밝은 웃음을 볼 수 있는 곳!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불쌍해 보이는 곳.

  우리가 추구하는 게 행복이라면, 물질은 확실히 아니라는 것이 소감이다. 종교라는 것이 인간에게 상상을 초월할 힘을 주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이 불가사의 사원을 세우느라 투입된 노동력은 인간의 피와 땀의 착취가 없다면? ……. 이 생각도 틀렸을지 몰라. 신념을 가지고 하는 행위는 행복이 될 수도 있으니……. 극빈국 방글라데시나 이 캄보디아나 행복지수는 세계 1, 2위란다. 행복이 뭐냐?

  어디를 가나 “1불, 1불....” 하고 외치는 선한 눈을 가진 아이들. 엥버리라 그러던가? 그 나라도 중학교까지는 의무교육이라던데. 부모들이 출생신고도 하지 않고, 그렇게 내 몰고 있기도……. 그런 아이들이 관광지 전체에 쫙 깔려있다. 그걸 보면 그 행복지수란 걸 믿을 수도 없지만, 그것도 내 기준 나의 상식, 나의 문화에서 오는 판단이겠지.

  쌀을 한 3모작 한다는데… 사철 해가 뜨거우니 나무도 잘 자라고, 자원도 풍부한다는데 극빈국이라? ㅎㅎ 애들도 많고, 그러한 연유로 세계에서 가장 발전가능성이 큰 나라 순위 2위란다. 중국 다음으로 말야.

 

  나는 아직도 캄보디아의 미소에 대해 탐색 중이다. 바이욘 사원에 있는 캄보디아의 미소!(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라 하지만) 그 미소는 그 어떤 처절한 상황에서도 없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내 안에서 뽑힌 불가사의이다. 그들은 먹을 것 입을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행복한 걸까? 그렇다고 내일이 없을까? 내일이 꼭 필요한 걸까? 불행한 자에게나 내일이 필요한 게 아닐까?

 

수나씨 더 써?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