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여행 단상

혜아니1 2007. 12. 28. 08:46

사람들을 만나는 모임 날짜가 겹쳐서 이도저도 못 하고 마는 날이 많은 달이었다.

22일은 스키장 약속도, 아들 공연장에도 참석할 수 없었다.

서울에 6시면 도착할까 하였더니 9시라... 어딜 가도 다 끝날 시각이다.

그래도 동료들과의 1박2일은 즐거웠다.

 

일출과 일몰을 즐기고, 갈매기가 오락이는 바다를 바로 곁에 두고 하루 밤낮을 보냈다.

山上에 자리 잡은 깊은 호수 속의 환선굴과 대금굴을 보고,

대관령을 넘어 가, 태백을 거치고 정선을 지나 오고, 

和氣에 찼던 만찬과 3시간을 넘겼던 노래방에서의 여흥과

붐볐던 고속도로 휴게소의 먹자 공간 역시도 모두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아, 하늘에는 둥근 보름달이었다. 작은 별 하나 옆에서 반짝이는...

 

(멀미로 배려받은)맨 앞자리의 상석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나홀로 세계에 빠져본다. 반쯤은 슬프다.

중부 고속도를 접어들어 받은 메시지.

교감이 이루어진 걸까? 저녁 때야 답을 보냈다.

길게 늘어져 흘러내리던 그리움을 털어보자.

아픔 속에서 행복과 안녕을 찾을 수 있었고, 그 속에서 자유를 얻었다.

자유로움은 그 풋풋한 상채기를 다듬어 발효 시킬 수 있었으며, 

그리하여 제 맛을 일궈냈다.  

 

이제야 진정 내 인생의 전성기를 맞은 게 아닐까?

이따금 덮쳐오는 외로움이란 거 그건 품고 가야할 그림자와 같은 거다.

실체가 아닌 그림자와 같아서 어둠 속에선 보이지 않는다.

누구든 제 몫이 있는 게다. 살면서 견디고 풀어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