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만년 초보의 겨울 산행(불곡산)
혜아니1
2008. 1. 28. 13:51
초보도가능하다는 대장님의 말씀에 힘입어 (불곡산)산행에 함께 했다.
남편은 태백으로 연수차 집을 비우는 날이다.
김밥을 사려다, 밥과 기본 반찬을 싸서 물과 함께 넣은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오리털 잠바를 엉거추춤 구겨넣고...
산행의 고수로 보이는 여회원이 내 어리버리 배낭을 단촐하게 묶어준다.
나보다 네살 아래지만 오히려 후배에게 하듯 이게 뭐냐는 식이다. 그게 고맙다.ㅎ
우회로로 돌아가다가 막판 고지는 어쩔 수 없는 바위 타기 코스다.
받쳐주고 잡아주어 겨우 정상에 합류했다. 팔이 아팠다.
눈덮힌 산과 시가지를 보니 상쾌하였다.
내 영욕의 시간들을 뒤로 한채, 거침없는 자유 의지에 있는 나를 확인한다.
기뻤다. 막힘 없을 앞으로의 세월을 보장하려니와 미더운 남편과 내 아이들 그리고 어머니!
내 하는 일에 대한 편안함. 내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
이런 것들로 채워진 이 순간에 서 있음에 깊이 감사한다.
자유란 게 이런 거였다. 어떤 상황이든 기쁜 것. 엉키지 않고 다 풀리는 것.
겨울산행이 덥지 않아 좋단다. 그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