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결혼기념일

혜아니1 2008. 3. 21. 13:44

결혼기념일(17일)인데 까맣게 잊고 있었다

 

우리집에선 아버지이며 남편인 그니가 생일이나 기념일을 더 잘 챙긴다.

그런 그니의 말에 따르면 이 마눌은 덜렁이고, 고집장일 뿐 아니라, 여러 가지로 멋대로이다.

그런데, 똑똑하단다. 이걸 좋게 생각해야 할지 나쁜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지만 쨌든 그는 마눌과 사이가 꽤 좋다.

 

무뚝뚝한 그와 스물다섯 해째 부부로 산다.

이제는 , 부드럽고 온화하며,

알아서 채워주는 돌쇠며 왕자님이 되어 있다.

 

그림으로 그리자면

목디스크로 온 몸에 기부스를 한 듯 반듯이 앉아있는 남편 옆에

신체 한 부분은 늘 붙어 있는 마눌이 있다.

남편은 밤을 까서, 은행을 구워서 마눌과 아이들 입에 물려주고

아내와 아이들은 고걸 받아먹으며 좋아라 한다.

 

아이들은 아빠에게는 할말 다 하지만

엄마 앞에서는 함부로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피곤해 지니까. ㅋㅋ

 

남편은 자식의 일이라면 온몸으로 헌신한다.

문득, 그 자식을 위해 마눌에게 더 다정다감하게 대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을 위해 투자하는 것에 아까워하는 법이 없다.

무조건 OK다. 과잉보호도 허용한다. ㅎㅎㅎ

 

아내는, 자식은 자식일 뿐 자신이 가장 우선 순위다.

그 담은 남편, 그리고 자식 순서이다.

애가 싫다하는 일은 그것이 아무리 필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해도 투자하지 않는다.

자식들과 기싸움도 잘 한다. 한번도 (표면적으론)진 적이 없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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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했다. 결혼한 이후 쭉---

그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남편이고 자상한 아버지며,

생활력 강하고, 성실하며 바른 이 사회의 한 일꾼이다.

그와 같은 사람이 내 남편이란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