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진항의 월요일, 어부들이 주로 잡은 생선은 가자미란다. 작다. 이면수도 작다.

10시가 다 되어서인지 선창장에 어망 정리하는 이들 뿐, 입찰도 끝나고 한가하다.

제철은 아니지만, 생물 도루묵 한 보따리는 건졌다. 수협의 냉동품은 제철 것이라 한 상자 샀다. 도루묵은 냉동품도 괜찮다. 

어제, 홈플러스 이면수는 미국산 해동 품이었는데, 크기나 세일 가격이 그 막 잡은 거진항의 어시장과 같다.

한계령 넘어, 양양시장에서 두릅과 이름 모를 나물을 두 다발씩 사 왔는데 맛이 괜찮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사온 생선 다듬고 나물 삼는다 분주했었다.

 

해맞이공원을 오르려니, 한 차례 기다려야하는 그니에게 미안하여

그냥 화진포에 들러 차 한잔 마시고 콧김이나 쐬자며 해변으로 돈다.

이승만 대통령의 별장 앞 화단은 거진군에서 관리를 잘 하여 쉬기엔 좋다.

단체 관광차 화진포를 몇 번을 갔었는데, 대부분은 객사 안을 관람 하든지, 아님 버스로 휘 돌기만 할 뿐이었다.

 

꽃내음이 짙다. 남편은 찔레꽃 줄기를 다듬어 내밀었다.

"이거 먹을만 해." 씹으니 달짝지근 한데, 별로다. 먹거리가 귀하던 시절의 간식거리였단다.

 

화진포,그 자리를 두고 오려니 아쉽다. 그럼에도 오래 머물를 수 있는 곳은 아니므로 발길을 돌린다.

아무래도 등대나 올라야겠다. 항으로 가다보니 못 보던 정자 하나가 보인다.

차를 세운 남편은 정자에서 쉴 터이니 그리로 산을 오르란다.

그러마 나서며 앞에 있는 관광지도판을 살핀다. 혹시 길 안내가 되려나 싶어.

산길은 아니지만, '해맞이 산소길'을 홍보하고 안내하는 지도다.

 

남편은 정자에 자리를 깔고, 나는 안내지도가 말하는 길을 걸어본다.

풍치가 아름다운 이 청정지역에 산소길 관광코스를 조성한 거였다.

'평평한 길인데, 같이 걸을 걸...' 한참을 홀로 걷는다.

주전골은 山景이 극치였는데, 산소길은 水景이 빼어났다.

멀리 첩첩 산이 아득하고, 가까이 수초들은 청청하다.

펄떡이는 물고기의 자맥질은 고요함 속에서도 요동치고 있는 생명력을 일깨운다.

물새 한 마리, 어찌 홀로 이 호수를 허허 거리나. 먹고 살기는 그럭저럭하여 만족스러울 것도 같다만,

꼭 나 닮은 놈 같아, 어찌 .....

이렇게 꽉 채워진 시공에서 이 사무침은 또 뭐냐?

 

 

   산소길

 

수목도 바람도 청청 탁기를 거두고,

멀리 봉봉은 하늘과 닿았다.

옥루를 그린다만 여기 다 세웠는데,

흩어질 민들레 홀씨 하얀 손이 애처롭다.

지킬 것도 건질 것도 다 아니라 아니다 하여도, 

피어나는 그리움에 살아 감이 애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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