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난 한가한 시간이 되면 슬금슬금 능선들이 어른거린다.

 

 

귀 티가 줄줄 흐르는 도봉의 바위들 아래 펼쳐진 산의 모습 특히 주능선의 바람은 시절마다 감각을 달리한다.

인수봉과 뒤를 두 봉 그 아래로 이어지는 선과 선들을 저만치 보며,

숲이 뿜어대는 색깔 사이사이로 올망졸망 사라질 듯 이어지는 진달래 능선 길도 삼삼해진다.

 

전국에 많은 산들이 있이 각기 제 색으로 손짓한다만,

혹은, 미시령 아래 용대리 골짜기의 푸른 계곡과

한계령을 넘어 보는 전봉산의 경관, 맑고 넓은 바다의 파도,

그리고 햇살을 가르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양평의 따뜻한 강이 떠오르기 해도,

때로는 영랑호수가 밟히고, 화진포 물결이 아늑하게 그려와도,

내게는 집 가까이 있는 도봉산과 북한산만한 곳이 없다.

 

사철 다른 옷을 걸쳐 입고, 늘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서 있는 친숙한 산!

보이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를 사모하노라.

사람도 그리 좋아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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