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은 따끔거리고, 코 언저리 위로는 멍하다. 감기다.

어깨도 결리는 것 같고. 요즘들어 부쩍 허리와 무릎에 통증이 잦다.

최근에 시작한 배드민튼때문에 그런 것도 같지만,

ㅎㅎㅎ 늙기는 늙나부다.

 

6시 50분에 집에서 뛰어나가야 학교에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단다.

출석 체크는 7시 55분.

허겁지겁 뛰어나가 파김치가 되어 12시쯤 들어오는 놈을 

지켜보는 제 아빠는 안스러워 어쩔 줄 몰라했다.

나는 그런 남편이 안스럽다.

  

해서, 놈을 모셔다 등교시키고 출근하려면 아침 밥상을 챙겨 줄 수 없다.

덕분에(?) 엄마는 일어나 화장하고 옷 챙겨 입고, 아빠가 밥상을 차린다.

저녁에 집에 와 보면, 싱크대 위며 아래며 아우성이다.

 

녀석의 시험기간은 더 했다.

새벽 2시, 4시 아랑곳 하지 않고 하교다.

아빠는 자다말고 아들놈 데리러 잠을 설친다.

등교는 내 몫이지만 하교는 남편 몫이다.

 

한심한 부모로 보는 사람 많을 지 모르겠다.

몸은 피곤해도 좋다.  

힘든 아들놈 시간 좀 벌어주는 일인데 뭐.

남편이 그걸 원하는데 뭐.

 

놈이 이런 부모님을 헤아려

주말이면 좀 책상앞에서 공부를 하든지 쉬면 좋으련만,

제 하고픈 일 다 하고 있다.

그런데도 나는 그게 더 미덥다.

공부에 찌들려 팽팽이 긴장하는 것보다는

그 와중에도 사는 것처럼 사는, 그 여유를 볼 수 있어서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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