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감감하더니 열흘만에 답이다.

"이제사 봤는데, 그거 유효한 거유?"

"유효 혀"

 

북한산 바로 아래, 쾌적하고 아름답기 그지 없는 주택가에 일찌감치 자리 잡고 사는 근무처가 다른 동료다.

일요일 남편은 아들놈 데려다주고 양평이나 가겠단다. 

전날 물을 좋아하는 선배와 남한강 바람을 콧끝에 발랐으니 덜하긴 하지만

그니와 함께 하지 못하고 각각 되어버렸다.

 

그녀는 그 북적이는 일요일에도 아무도 찾지 못하는 샛길을 잘 알고 있다.

한적하고 아름다운 북한산 자락을 한 발씩 밟는 즐거움이 사근 거린다.

추위로 피다 만 진달래가 드문드문 고개를 디미는 좁은 길을 통째로 가져본다.

험하고 가파른 길도, 그 아닌 양 사부작사부작 앞서 가는 모습에는 연약했던 평시 모습이 없다.

오히려, 담담하고 꿋꿋함으로 무게가 보인다.

힘들고 험한 길은 말고 그저 즐길 수 있으면 족하다는  생각이 전해졌음에도 그녀의 길은  거칠고 가파르다.

칼바위 능선 위의 거센 바람을 맞으며 모자를 벗었다. 바람으로 방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가지고 간 두 짝의 스틱도 거추장스럽다.

가고자 한 건 아니었는데, 어찌 가다보니 그리되었단다.

산성 샛문을 들어서니 그 바람은 사라지고 평평한 오솔길이다. 더불어 사람도 많아졌다.

 

나도 나를 모른다. 왜 산이 그리 좋아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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