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푹 쉬고 일요일 산행이나 하려하였더니 비가 온단다.
남편과 나는 서로 일요일날 뭐 할 건지 묻는다.
"신랑이 하는대로 쫒아 할 거야," "마누라 하자는 대로 할 거야." 하며 상대에게 미룬다.
그의 옆에 앉아 비비적 거리는 것. 휴일의 즐거움이다.
별 할 일이 없던 날, 화천 전원에 간 친구 몇 분이 오라는 전화가 있었지만,
피곤하여 내일 가겠노라 답하곤 소파에 눕는다.
동안 나는 컴 앞에 한참을 있었다.
딸아이는 결혼식이 있다며 다른 날 보다 일찍 집을 나섰고,
오만 애를 다 태웠던 아들놈은 문제가 잘 해결되었다는 전화로 끝, 그 삼일동안도 집엔 오지 않았다.
아이들은 이제 내 영역에 있으나 마나다.
그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혹은 이런 사람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여곡절 끝에 맺어졌던 부부의 연이었지만 얼마나 감사한지....
간이 작아서 모험은 절대 못했다는, 하지만 누구보다도 넓은 마음을 보이는 그다.
잠에서 깬 그는, 소화도 시킬 겸 나가자 한다.
" 내 얼굴 괜찮아?" " 괜찮아, 예뻐." ㅎㅎㅎ
화장한다고 하면 또 한참일 테니 갖다 붙인 말씀이다.
그와 함께 손잡고 걷는 중랑천변 산책로는 정겹다.
길따라 북쪽으로 쭈욱 올라 도봉산역에 이르니, 작년에 개장했다는 '서울 창포원'이 있다.
새로운 장소를 알아내면, 소개하고 안내하는 손이다.
좋아지는 주변 환경에 고마움이 인다. 스피커로 은은한 음악도 흐른다.
쉰다는 건 이런 거다.
마음에 맞는 이와 평화롭게 걷고 이야기 하며, 즐거움을 함께 하는 것.
공기 좋은 곳이면 더 좋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