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나는 초등 동기 동창회 간부로 있으면서 온라인 모임에 탈퇴를 한 적이 있다. 리더쉽을 발휘하어 선출된 건 아니었고, 그저 순서가 되어서 맡게 된 역이었다. 문제는 그 중책 뿐 아니라, 추진하는 일도 내 의사가 아니라는데 있었다. 내 의사와 관계 없는 일을 해야만 할 때, 안 할 수도 없고, 하기는 싫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탈퇴였다. 민중이 되어 사는 게 언제나 내가 택한 길이 아니었더냐? 비중있는 인물이 돌연 탈퇴하였으니, 그일로 영문을 모르는 친구들의 별 추측이 난무했을 터이다.

  최근 탈퇴한 이 모임에선 그렇게 비중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글도 올리고, 몇번 정모도 가고 산행도 하고, 영화도 보고 ... 산행 동반자를 찾을 목적으로 가입했던 동갑 모임으로, 나름, 무게있는 모임이었는데, '이건 아니다!'라는 판단이 서니 함께할 마음이 없어졌다. 나와 관련된 글들을 지우고, 정리하고.. 모두 의아해 하리라는 생각은 일지만...

  친구가 되기 힘든 남자들과의 관계가 불편한게 가장 큰 이유다. 이전엔 그 당연하게 여겼을 언행들이 좋게 해석 되지 않는다.

그렇게 불편하게 생각하며 교류를 해야할 이유가 없다. 판에 박힌 여자들의 그 일상이 지루하여, 그나마 시야가 넓을 것 같은 남성들이 있는 곳이라 기웃거려 봤지만, 그들도 그렇다. 여자와는 좀 다르지만, 더 답답한 인식의 굴레에서, 움직이는 물리적 공간만 조금 넓다는 것, 비용부담을 여자보다 많이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 암암리에 보여지는 우스꽝스런 서열과 순서가 있더라는 것... 그저 그렇게 기웃대는 그들을 보니 매력이 없다. 그들과 상대하는 자신도 그렇고. 깨끗한 게 좋다.

  비슷한 류의 카페를 들여다 보며, 거기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보니  다 그렇고 그렇다. 행사를 벌려야 활발한 모임이 되고, 그러다 보니 바빠진 그들의 행보를 추적하다보니 한심함이 보인다. 후원금 잘 내고 한 턱 잘 쏘는 인물 주위에 사람이 꼬이는 건 당연한 일. 어떤 나르시스가 그 속에 있어 끌려들 가고 있을까? 그들 말대로 얼마남지 않은 젊음이 연장은 되는 거 맞나? 친구가 많아져 노후가 윤택해지는 거 맞나? 유유상종이요. 동병상련이요. 오합지졸이라.

  그 속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이거다.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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