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대! 차가운 기온에 나뭇가지 위의 수분이(서리, 눈) 그대로 얼어붙어 백색의 세상을 이룬다. 소백산 아래서의 평범한 겨울산이 꼭대기에 오르니 색다른 공간이 된다. 비로봉 산마루 가까이 능선에서 부터는 상고대가 있는 쪽에서 삭풍이 올라 와 귓불과 뺨을 때린다. 평소에 보기 힘든 진풍경을 보기 위해 여행을 간다는 차원으로 한번쯤 볼 만한 광경이다. 

  내가 가입한 산악회의 카페지기요 총대장은 100번을 넘게 다녀왔다는 곳이다. 나보다 한 살 아래 동갑모임인 산악회의 멤버가 된 건 역시 집 가까이 "도봉산행"을 검색해서였다. 산행을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이라 나처럼 드문드문 배낭을 메는 사람이 따라 나서면 '힘들다.'는 생각을 늘 하게 하므로 웬만하면 '갑니다.'란 꼬릿글을 달지 못 했다. 그렇게라도 가입한지 7년이 넘었으니 눈에 익은 사람, 이름을 알게 된 사람, 전화번호까지 나누는 사람들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고맙게도 같이 가자 문자도 보내온다.

  덕분에 큰 맘 먹고 따라 나설 수 있었다. 아니면 내 의지로 이 한 겨울에 소백산의 상고대를 보려는 마음을 낼 수 있겠는가? 7시 사당역 출발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오가는 길 차량으로 그리고 산행에선 짐까지 맡길 여건이 될 수 있기에 그나마 훨씬 수월했다.  

  한 겨울이 아님 볼 수 없는 이 풍경을 볼 수 있게 공지한 대장도 갈 생각도 못했던 나를 불러준 친구에게도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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