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여행을 가자하곤 이것저것 검색으로 이틀을 보냈다. 숙박지를 정하고 코스를 계획하고, 매 끼니는 어떻게 할 것인지 맛집도 찾아 놓고...... 그렇게 계획한 2박 3일. 남해를 샅샅이 볼 수 있을 게다. 가장 좋은 코스는 우리가 묵은 리조트에서 안내된 대로 훑는 거라 생각하였다.
첫날 동쪽코스 썰렁하고 먼지 많던 해오름 예술촌, 물건리방조어부림을 네비가 잘못 안내하는 바람에 묘지로.... 독일마을에선 불어오는 바람으로 추워서 그저 차안으로 숨고 싶었기에 옆에 붙은 원예예술촌은 사전에 입장표를 구매하고도 실외 전시물일 것이기에 포기한다. 나비생태공원에선 손주나 데리고 오면 좋겠다며 입을 모으고, 찾아놓은 맛집에서 점심을 먹곤 다음날 보리암으로 직접 가기 위해 서쪽 코스 은모래비치를 서성였다. 일몰을 보려 여기저기 찾았지만 적당한 곳이 없다. 그나마 찾은 언덕에서 바라 본 해는 구름으로 들어가 기어이 어둠 속에 묻히고 만다.
다음날 체크아웃을 하고 바로 보리암을 올랐다. 바닷가의 암자니 관음상이 있을 게다. 역기 남해를 바라보는 관음상과 암자 수준을 넘은 절이 있고 관음상을 닮은 바위들이 산 위에 아름답다. 그 위 300m 지점, 이성계가 비단으로 산을 덮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름 지어졌다는 금산(錦山)의 비가 있는 정상이다. 친구 둘을 기다리게 하고 부지런히 오가는 길 인적이 드물다. 금산을 내려와 간 곳은 다랭이마을. 척박한 곳에 먹고 살기 위해 구하기 힘든 돌을 쌓아 논을 만들어 생계를 유지했던 옛 사람들의 노고가 베인 곳이란다. 이 마을도 옹기종기 잘 가꾸어 놓았다만 그 보다는 오가는 길에 있던 미국마을이 이색적이었고 바다 전경은 어디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각인된다.
갈 곳 볼 곳을 많이도 만들어 놓은 남해. 그게 아니라도 바다를 끼고 도는 드라이브나 서성거림만으로도 힐링이 될 게다. 그래도 목적지가 있어 그렇게 바다를 누릴 수 있던 게 아니었나 싶다. 더구나 마음 씀씀이가 반듯한 오랜 친두들과 함께 하는 여유였기에 더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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