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여름, 근교 도봉 사패 북한산 공지를 뒤적이다 찾아낸 산악회다. 벌써 6년이 됐다.
나보다는 한 살 아래 사람들의 모임이긴 하지만 그래도 또래들이라 공감대가 많다.
드문드문 참석해서인지 그 모임의 큰 사고도 다 지난 다음에 소식을 접하는 부실한 멤버다.
그럼에도 원정 산행의 대부분은 이들과 함께였고, 그 중 엄두도 못낼 설악 공룡능선도 이들과 함께였으니,
이 산악회는 비중있는 내 모임이 되었다.
주요 멤버들은 우리 동네와는 먼 곳에 거주하기에 도봉산행 공지는 좀처럼 없다.
어떤 모임이든 그렇잖아도 구성원들과 한 발 떨어져 객관적인 위치에 있으려는 습관을 가진 내가,
띠방 성격을 띤 이 모임에 밀착이란 아예 마음에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한 해에 한 번을 간다해도 6년이나 되었으니,
대여섯 번을 같이 한 멤버도 생기고 그러다보니 안면도 있고 대화도 갖고...
속속들이는 몰라도 그들 행적에서 내가 아는 만큼의 사람이 보인다.
상대가 어떠하든, 그저 바른 쪽 고운 쪽으로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을 안고 있으니 그런 사람들로 보인다.
6일 사패산은 오랜만의 우리 동네 공지라 ‘갑니다.’고 손을 들었고,
7일은 시원한 곳 트래킹이라 하여 ‘갑니다.’ 꼬릿글을 달았다.
7일 산행은 대장의 성품상 여유자작 트래킹일리 없다.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 점심을 먹고, 비오는 길을 넘어 기어이 정상에 오른다.
무릎 수술로 버벅거리는 왕초보를 군소리 없이 싫은 표정 없이 인내로 지켜주는 후미대장이 있고,
멤버의 앞뒤로 종횡 무진 촬영으로 동영상과 사진을 올려주는 기록자도 있고,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음 직전까지도 갔다 쾌차하여 총대장 공지엔 빠짐없이 참석하는 대들보도 있다.
나 같이 일회성들은 이 굵은 기둥들의 덕을 톡톡히 본다. 참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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