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부슬부슬. 삭아가는 추위가 그 속에서 스믈거린다.
눈발아닌 빗물이니 봄은 봄인갑다.
빗방울을 닦아가며, 백밀러의 열선을 넣었다 말았다.
히타를 틀었다 껐다. 신경쓰이는 동작은 늘어도
빗길을 달리면 평시보다 더 아름다워지는 산과 들이 보인다.
그리고 낭만이 저절로 저절로다.
피곤에 찌든 3월달, 입이 더 부르터도 이곳을 달리는 건 좋다.
발끝에서 배 언저리를 지나 다시 가슴으로,
또 가슴에서 머리에 이르도록 밝고 맑은 훈훈함이 인다.
이 시공에 있음에 감사한다.
나와 함께 있는 그 모두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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